여행2004. 1. 12. 11:59

언젠가 친구로부터 희원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에버랜드에는 많이들 가지만 바로 옆에 붙어있는 "희원" 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도 별로 없고
퍽이나 한가하다는 말에 일요일에 한번 다녀오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희원은 애버랜드 바로 옆에 붙어있는 한국식 전통 정원입니다. 호암미술관 마당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영동고속도로에서 에버랜드로 빠져서 들어가다가 갈림길에서 호암미술관 쪽으로 길을 돌리면 희원 입구에 도착하게 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매표소에서 3000원 인가를 주고 입장권을 구입한 다음 주차장으로 차를 몰아가다 보면 왼쪽으로
널찍한 호수가 보입니다. 들리는 소문으로 "어떤" 재벌의 선조가 모셔져 있는 묘자리를 배산임수의 명당자리로 만들기 위해 인위적으로 파서 호수를 만들었다는..-_-; 믿거나 말거나 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차를 주차해놓고 보화문을 통해서 정원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여름철에는 죽림이 정말 볼만하다는데
계절을 잘못 택해서 가는 바람에 대나무들은 구경도 못했습니다.
겨울에 얼어 죽는 것을 막기 위해 온통 천막으로 둘러쳐 두었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낮은 담으로 둘러있는 정원을 쭉 걷다보니 공작이 한 마리 보였습니다.
예전에 신입사원 연수를 받을 때 이 근방에서 며칠 머물렀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도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공작을 풀어서 기르는 것이었죠.
가까이 다가가려고 하니 허둥지둥 도망가길래 잽싸게 쫓아가서 한 컷 찍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조금 더 걷다보면 호암정 이라는 정자와 그 앞에 작은 사각형의 연못이 있습니다.
연일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던 강추위라서 연못은 꽁꽁 얼어 있더군요.
연못 가운데에는 기괴하게 생긴 나무가 한 그루 심어져 있어서 사진에 담아봤습니다.
이 쯤 되면 제가 들고 다니는 카메라 성능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는 군요.
200만 화소의 컴팩트 카메라 라는 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래 사진은 호암미술관 올라가는 길목에 있는 읍청문입니다. 아주 예쁘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미술관 내 2층에 있는 휴게실에서 김밥을 까먹었습니다. 원래는 경치 좋은 밖에서 먹으려고 싸온 것이었지만 그 추위에서 뭘 먹는다는 건 정말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부득이 밥 냄새 풍기며 미술관 안에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호암미술관에서 인상 깊었던 건 장승업의 그림! 취화선이 생각나더군요.
그 밖의 도자기나 작은 불상류는 별로 감흥이 없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미술관을 빠져 나오다가 입구의 기념품 판매대에 들렀습니다. 서울의 호암아트홀에서 파는 것과 비슷한
물건들이 많이 있었는데 워낙 단단하고 비중이 높아서 나무면서도 물에 띄우면 가라앉는다는 흑단으로 만든 열쇠고리를 두 개 샀습니다. 값은 7천원인가 그랬는데.. 포장을 해 준다고 그래서 그냥 관두라고 그러려고 했더니 글쎄 사진에 보이는 복주머니 같은데 넣어 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호오.. 주머니의 질이나 모양도 상당히 고급스러워서 기분 엄청 좋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지막으로 희원을 빠져나오는 길에 들렀던 다실에서 마신 수정과 입니다.
희원에는 먹을 것을 파는 곳이 딱 두 곳 있는데 주차장에 있는 매점과 이 곳 다실이 전부입니다.
건물이 불쑥 솟아있는 것이 아니라 언덕의 경사에 숨어 들어가 있어서 한눈에 알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역시 실외에 경치를 보면서 차를 마실 수 있도록 탁자와 의자가 있었지만  
추운 날씨에 안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었죠. 마실 것들이 생각보다 저렴하더군요. 4~5천원 선.

희원을 다녀와서 느낀 점은.. 계절을 잘 택해야 한다는 겁니다.
비록 겨울이라서 황량한 느낌이 짙었지만 봄, 가을에 꼭 다시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희원 소개 홈페이지
http://www.hoammuseum.org/heewon/main.html

Posted by M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