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010. 10. 14. 03:23
함부르크 도시에 딱히 구경할 만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예전에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알스터 강에 보를 만들었는데 계산을 잘 못해서 저수지가 너무 커져버려 지금의 알스터 호수가 되었다고 한다.

함부르크 관련된 블로그 포스트나 카페 글이 별로 없어서 론리플래닛 함부르크 편을 읽어보니 도시를 한 바퀴 돌아보려면 유람선 만한게 없다고 했다. 몇 개의 노선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Fleet Tour가 볼만하다고.


역시 함부르크의 중심부인 Jungfernstieg 역에서 북쪽으로 잠깐만 걸으면 호수가에서 위와 같은 여행사 부스를 찾을 수 있다. 여기서 알스터투어, 캐널투어, 플릿투어 등 여러개 노선 표를 파는데 론리플래닛을 믿고 플릿투어 표를 샀다. 1시 45분 출항인데 1시 20분까지는 오라고 한다.

12시 50분 경이라 길거리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을까 해서 밥을 시켰는데 이게 1시20분이 되어서야 나왔다.
허겁지겁 입에 집어넣고 30분에 배로 달려갔는데. 왠걸. 45분까지 와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거였는데 괜히 빨리오라고 해서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배를 타니 나이 많은 조타수와 좀 웃기게 생긴 젊은 가이드가 있다. 팸플릿에는 영어 가이드가 제공 된다더니 딸랑 종이 한장 던져주고는 쟤가 쉴세 없이 독일어로 떠든다.

무슨 말인지 한마디도 못 알아들었지만 간간히 할머니들이 깔깔대고 웃는 걸로봐서 저질 유머를 구사하는 것이 확실하다. 남자들은 굳은 표정으로 아무 반응도 없었다.


승객의 대부분은 독일 노인네들이다. 아마 다른 지방에서 여행을 온 사람들 일텐데,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독일 사람들 사이에선 함부르크가 나라 전체에서 가장 아름답고 살기 좋은 도시라고 한다.

어쨌거나 승객의 면면을 보니 앞으로 2시간 동안 어떤 투어를 하게 될 지 눈에 보인다.

시내의 운하?를 통과하는 동안 무려 3~4번 신호에 걸렸다. 배가 신호에 걸리니 조타수와 가이드는 그냥 배에서 내려서 기다린다. 최소 5분에서 길게는 15분까지 걸린다. 여기서부터 지겹기 시작. 게다가 배는 모두 유리로 덮혀있어서 시야도 좋지 않고 바람도 느낄 수 없다. 뒷 문으로 나가면 약간의 야외 자리가 있지만 역시 시야는 좋지 않다.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유람선 팸플릿의 있는 멋진 풍경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눈높이로는 이런 이끼낀 더러운 벽 밖에 안 보인다. 짜증나서 팸플릿 사진을 다시 훑어보니 웃기게도 모든 사진에 유람선이 들어가 있다.

유람선 내에서 찍은 사진이 아닌 것이다. 끙...


그나마 배 뒤로 나가서 건진 Speicherstadt 사진.

한참 이런 건물 사이를 지나다가는 바다로 나가는데 바다풍경은 그냥 인천앞바다 같다.
조선소랑 컨테이너 크레인 같은거 보여주고 설명하고 그러는데 알아듣지도 못하는 독일어 설명에 지겨운 풍경을 보는 2시간이 정말 아까웠다. 가능하면 중간에 내리고 싶을 정도였으니까...
Posted by M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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