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찍기2009. 6. 24. 22:08

본의 아니게 독서의 수준이 드러나는구나.

Posted by M군
심심풀이 낙서2009. 6. 4. 10:28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먼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그가 자신이 좋아하는 시라고 몇 번을 읽어주었기 때문인지
시를 읽어도 별로 감흥을 얻지 못하는, 철저히 이과계 머리를 가진 나에게도
황지우 라는 이름은 머리 속 한켠에 기억되어 있다.

그런데 뉴스를 뒤적이던 중 '황지우' 라는 이름이 눈에 띄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아주 작은 비석' 건립위원 중 한 분이신 이 분.
문광부의 표적감사로 한국예술종합대학 총장에서 사퇴하시고
교수직마저 박탈당할 처지라고 한다.
이유는 현정부를 지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문광부 차관이 지 입으로 말했다.

정말 끝을 향해 달려간다.

유시민은 자신의 책 '후불제 민주주의'의 서문에서
이 정부의 출현이 필연이고, 또 어차피 지나갈 일이고, 또 좋아질 것이라고 했지만
점점 견디기 힘들어진다.
Posted by M군
유용한 정보2009. 5. 26. 09:19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는 사람이 많지 않겠지만 노무현은 변호사 시절 그룹웨어를 직접 개발할 정도의 수준급 프로그래머였다.
노무현이 프로그래밍을 공부하기 시작한 것이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책을 보고 난 이 후라고 한다.

데이터베이스 [Data Base]
여러 사람에 의해 공유되어 사용될 목적으로 통합하여 관리되는 데이터의 집합을 말한다. 자료항목의 중복을 없애고 자료를 구조화하여 저장함으로써 자료 검색과 갱신의 효율을 높인다. 현대적인 의미의 데이터베이스 개념을 확립한 사람은 당시 제너럴일렉트릭사(社)에 있던 C.바크만으로 그는 1963년 IDS(Integrated Data Store)라는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는 진즉에 2000년대 이후의 사회에서 방대한 정보의 기록, 통합,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서 알았다.
그 정보에 대한 접근권한이 또 하나의 기득권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았고 방대한 정보를 여러 사람과 나누는 것이 평등하고 민주적인 사회를 이루는데 중요한 일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획기적으로 정보의 관리와 공유를 도와줄 수 있는 시스템인 데이터베이스에 빠져들었을 것이다.

그는 재임기간 중 “e지원(知園 )" 이라는 청와대 업무 통합 관리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리고 대통령 업무에 관한 모든 정보를 통화내역까지 낱낱이 기록으로 남겼다.
그 축적된 정보는 단순히 양적으로만도 역대 정부기록을 압도한다.

<국가기록원 역대 대통령 기록물 건수>
이승만 - 7400여건
박정희 - 3만 6천여건
전두환 - 4만 2500여건
노태우 - 2만 1200여건
김영삼 - 1만 7000여건
김대중 - 20만 8000여건
노무현 - 825만여건

한 달에 단 몇 만원의 돈만 내면 누구나 제한없이 전 세계의 무한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이 사회의 주류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등장했을 때에는 얼마나 신났을까?

그는 청와대를 떠난 후 바로 '사람사는 세상' 이라는 웹사이트를 개설했고
6개월도 안되어 웹2.0의 개념을 도입한 토론사이트 '민주주의 2.0' 사이트를 오픈했다.

그는 이제 이 세상에 없다.

대통령은 고사하고라도 한 줌의 기득권이라도 가졌던 사람 중에
이렇게 모든 것을 나누고자 했던 사람이 있었던가?
평등하게 소통하고 나누어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그를 나는 잊지 않을 것이다.
Posted by M군